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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과 점집 사이memo 2024. 11. 25. 12:02
최근에 큰 프로젝트를 마치고 한달간 유럽에 있다 돌아온후 2-3주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정신적으로도 꽤 힘들었다. 그래서 그저 좀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수다도 떨까해서 오랜만에 친구랑 전화를 했다. "왜 병원을 안가?"일주일에 최소 세번정도 운동도 가고있고 조금씩 다시 해야하는 일에 집중하고있다. 정신이 돌아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가 좀 약한 탓인지 하루하루 아슬아슬하다. 감정이나 마음도 잘 다스려지지 않아서 혼자 끙끙거리지만 그런대로 잘 버티고 있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마음을 잡지 못해서 못난말을 하는 나에게 심리상담을 업으로 삼는 친구는 "왜 병원을 안가?" "ADHD 약 먹어. 그거 진짜 도움돼"라고 조언을 해준다. 나에게서 전해지는 무력감때문에 자기도 무력하다고 한다. 그 무기력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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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살아남는게 중요하다.memo 2024. 11. 23. 23:36
결론부터 말하면 인디메이커로 살아남고 싶다는 게 이 글의 한 줄 요약이다. 그 한줄로 가기 위해, 먼저 내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 고백해 본다. 나는 '마케팅'으로 묶이는 여러 영역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심리학을 전공한 뒤, 국내외 대형 이벤트를 기획, 운영하는 이벤트 프로모션 회사에 들어갔다. 관공서를 포함해 일반 기업들의 프로모션 기획부터 운영까지-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프로모션의 전체 과정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는데, 2000년 초-중반 시절 그 영역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자들의 전장이라기 보단 노동집약적인 시행착오가 넘치는 야생이었다. 오프라인의 경험을 쌓은 뒤 심리학 석사를 마치고 게임 회사에서 마케팅을 했다. 앱마케팅을 하면서 대형 게임들의 론칭, 운영 마케팅을 진행했고 게임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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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을 받아들이기memo 2024. 11. 17. 10:35
결론부터 말하면, 지루함을 견디는 일은 답이 없다.그래도 어떻게든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유튜브를 켜고, 인스타그램을 열고, 쿠킹매드니스라는 게임을 펼친다. 일상에서 익숙해진 이런 행동말고도, 내 삶 전반에서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걸어온 길을 떠올려봤다. 나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고, 재밌을만한 일을 찾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새로 시작하면서 지루함을 피해왔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은 성공이나 성장을 위해 목표를 세우는 것 만큼, 하루하루 꾸준히 해나가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세상에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들을 경계하는 편인데, 이 책에 언급된 몇 가지들은 유용했다. 이 책은 원하는 습관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원하지 않는 습관은 어떻게 떨쳐낼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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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메이커인 나에게 1주일만 남아있다면, 어떻게 보낼 것인가.memo 2024. 11. 16. 19:03
이 글을 시작하기 위해 먼저 나를 고백해야 한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내가 나를 설득하지 못하면 한 발짝도 못 나간다. 꾸준하게 매일 같은 일을 하는 것에 쉽게 질린다. 나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물론 이런 것 때문에 나의 삶이 유지되기도 했다. 성장하기도 했다. 인정한다. 좋든 싫든 저런 식의 선택의 총합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3개월 바짝 고생해서 3년치 연봉을 벌었다.3개월 정도 제법 덩치가 큰 외주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니 큰 현금이 법인 통장에 꽂혔다. 법인 통장에 꽂힌 돈은 대표인 나의 개인 돈이 아니고 개인 돈처럼 쓸 수도 없으니, 처음엔 그저 '구슬 모으기'라 생각하고 덤덤했다. 물론 그동안 돈을 못 벌어서 마음 졸이고 힘들던 시기에서 잠깐동안은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에 행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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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가능하지 않은 것memo 2024. 11. 15. 21:02
나는 소셜미디어와 친한 사람이 아니다. 한 달 동안 헬싱키, 코펜하겐, 런던을 돌며 놀고, 일도 하고, 축구도 보고 왔지만 개인 인스타그램에는 그 기간에 대해 달랑 3개 정도의 사진만 올라가 있다. (찍어놓은 사진은 많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일들과 나의 생각을 어떻게든 알려야 하니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 하고, 꾸준하게 짧은 글이든 긴 글이든 쓰려고 노력한다. 뭔가를 만들어내고 내 생각들을 표현하고, 호응을 받는 일은 쉽지않다. 챗지피티로 글감을 찾고, 그럴듯하게 글을 만들어서 다듬어 올린다는 사람들은 많은데, 시도해 봤지만 대부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의존하기는 어렵다. 거의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해서 1회성 글을 올리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챗지피티가 보여주는 글들이 분명 객관적으로 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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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음의 노트memo 2024. 5. 22. 14:30
Review your stupidities.워렌 버핏의 동료 찰리 멍거는 어리석음의 노트를 강조했다.성공은 콕 집어 하나의 원인을 말하기 어렵고 어떤 요인 하나가 절대적으로 우세하지 않은, 복합적인 것에 기인한다. 하지만 실패는 그에 비해 분명한 이유들이 존재하고 아주 작은 어리석음도 실패를 불러일으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찰리 멍거는 어리석음의 노트를 갖고 그것을 가까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리석음의 노트에는 나의 것만 적기보단, 남들의 이야기도 수집해야한다. 한발짝 떨어져서 남의 실패를 바라보면 객관화가 잘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 내가 나의 실패를 들여다보는 일은 아무래도 감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고되고 더디다. 그렇지만, 거쳐야할 일이다. 나는 회사를 그만둔 후 스타트업을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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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기는 경기memo 2023. 11. 9. 09:01
졌지만, 이기는 경기란 없다. 졌다 아니면 이겼다 둘 중 하나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물론 비겼다는 결과도 있지만, 승부가 나지 않은 채 끝나는 게임은 드물고, 비기더라도 결국 이기거나 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므로 지거나 이기거나 둘 중 하나라고 봐야 한다. 어제 아침 23-24 시즌 프리미어 리그 11라운드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를 본 후 여운이 남아 글로 적어본다. 어느 순간 승리보다 중요해진 승점 축구가 어느 순간부터 승리만큼 승점을 챙긴다. 이기지 못할것 같으면 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아니, 처음부터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기 위한 전략을 쓰기도 한다. 언제부터일까. 누가 시작한걸까. 이 질문에 대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가 자유로울 순 없다. 축구가 시작된 나라라는 명분에 자본이 뒷받침되면 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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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5월 31일 경계경보가 일깨운 생의 의지memo 2023. 9. 19. 07:09
노트북을 들고나가야하나. 어디로 가야하나. 지진인가. 전쟁인가. 아침에 사이렌이 울렸을때는 먼저 날짜를 떠올렸습니다. 민방위인가. 이런 날짜에 이런 시간이면 민방위도 아닌데. 설명도 없는 이런 경보라면 전쟁밖에 없겠다 생각했어요. 피하라니 피하긴해야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뭘 챙겨야할지 긴장부터 되었습니다. 약간 떨리기도 하구요. 게다가 말많고 탈많은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과 공관 근처에 살고 있으니 불안은 더 극에 달했습니다.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에는 경보가 안갔다는데, 미사일을 서울 한복판으로 조준한것인가. 그렇다면 용산구는 가장 먼저 타겟이 될텐데요. 짧은 순간 온갖 생각을 다했습니다. 공통적인 반응들을 살펴보니 가장 소중한것 한가지를 챙기고 가족에게 전화를 거는 일. 제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