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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루함을 받아들이기
    memo 2024. 11. 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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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말하면, 지루함을 견디는 일은 답이 없다.

    그래도 어떻게든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유튜브를 켜고, 인스타그램을 열고, 쿠킹매드니스라는 게임을 펼친다.

     

    일상에서 익숙해진 이런 행동말고도, 내 삶 전반에서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걸어온 길을 떠올려봤다. 나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떠올리고, 재밌을만한 일을 찾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새로 시작하면서 지루함을 피해왔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은 성공이나 성장을 위해 목표를 세우는 것 만큼, 하루하루 꾸준히 해나가기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세상에 넘쳐나는 자기 계발서들을 경계하는 편인데, 이 책에 언급된 몇 가지들은 유용했다. 이 책은 원하는 습관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원하지 않는 습관은 어떻게 떨쳐낼 수 있는지 여러 방법을 설명한 책인데, '지루함'에 대한 언급에서 뜨끔해졌다.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옮겨다니면서 실제 Action을 하지 않고, 계획을 세우고 상상해 보는 Motion만 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나의 얘기다.

    어디부터 그런 패턴이 익숙해졌나 생각해보니, 이벤트 프로모션 대행사에서 기획 업무를 맡았던 영향이 크다. 사회생활을 그런 업무로 시작했으니 임팩트가 크다. 고정적이지 않은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들, 주어지는 대로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을 상상하며 제안서를 썼다.

     

    물론 실행을 염두에 둔 계획이었지만, 실행은 다른 멤버들이 합류하거나 다른 팀으로 넘겨지면서 나의 역할은 대부분 옅어졌다. 이런 업무 패턴이 그 이후 회사나 직무에도 대부분 비슷하게 적용되고 강화되면서 지금 나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업을 하겠다며 판을 짜기 시작했을때, 나는 나의 이런 익숙한 패턴을 그대로 적용했다. 회사에서 팀원으로, 팀장으로 일하는 방식과 회사의 대표로서 사업을 대하는 방식은 달랐어야 했는데, 익숙한 패턴을 바꾸지 못했다. 지난 몇 년간의 과정을 돌아보니 나의 비즈니스는 <계획을 세우고 상상해 보는 Motion>의 바다에서 떠다녔다. 하루하루 꾸준하게 해 나가는 것이 지루해 다른 아이디어와 회사를 기웃거리기도 했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는 나의 변덕스러움은 '활기참', '에너지가 넘친다', '아이디어가 많다' 같은 긍정적인 말로 강화되고 지속되었다.

     

    어느 순간 내 앞에 큰 벽이 세워져있는데, 언제부터 어떻게 세워졌는지도 알지 못하고 출구는 어디에 있는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많은건 좋은데, 모든 아이디어들을 다 동시에 실행하기는 어렵다. 왜 모든 것을 동시에 하려고 했을까. 시작은 늘 남들보다 빨랐지만, 제대로 끝낸 것은 없다. 우선순위를 따지고 노력을 집중해야 하는데, 그것에 실패했다. 

     

    이제 지루한 순간이 찾아와도 어떻게든 해내기위해, 사방에 흩어져있는 할일들의 우선순위를 가늠하고 범위를 좁혀서 중요한 일에 먼저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 아래 질문들을 기준 삼으려고 한다.

     

    1. 무엇이 나에게 재밌는가? 다른 사람에게도 재밌을까?
    2. 무엇이 시간 가는 걸 잊게 하는가
    3. 다른 사람들보다 내게 더 많은 보상을 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4. 무슨일이 나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가?

     

     

    중요한 목적이 있다면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해야 하고, 지루한 것을 사랑할 수 있을 정도로 몸에 베이도록 해야 한다. 강렬히 원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해야 하는 모든 일들을 무조건 '좋아서'하는 사람은 없다. '하기 좋아지는 때', 하고 싶어지는 때를 기다리되, 그 순간이 오면 해야만 하는 일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 일들이 주는 지루함을 받아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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