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가 문제가 아니었다
사이드프로젝트를 완성하고 배포까지 했다. URL도 있고, 기능도 돌아간다. 근데 아무도 안 쓴다. 돈은커녕 가입자도 없다.
멀리볼것도 없이 내가 겪어온 일이다. 몇차례나 겪었지만 아직 적응중이다.
"기능이 부족한가?" → 기능 추가
"디자인이 별로인가?" → 디자인 개선
"홍보가 부족한가?" → 커뮤니티에 글 올림
그래도 안 된다. 나 역시 두어가지 프로젝트에 대해 이 패턴을 반복하다 지쳐서 프로젝트를 접었다. 문제는 코드도, 디자인도, 홍보량도 아니었다. 처음부터 잘못된 방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유 1. 내가 쓰고 싶은 걸 만들었다
가장 흔한 실수다.
"이런 게 있으면 나는 쓸 것 같은데?" → 만들기 시작.
문제는 나 혼자 쓰고 싶은 것과, 돈을 낼 만큼 필요한 사람이 있는 것은 다르다는 거다.
내가 불편함을 느낀다고 해서 그게 시장이 되는 건 아니다. 시장은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이 충분히 많고, 그 사람들이 해결에 돈을 쓸 의향이 있을 때 생긴다.
해결책: 만들기 전에 물어보자. 커뮤니티에 "이런 문제 겪는 분 있나요?"라고 글을 하나 올려보자. 반응이 없으면 시장이 없는 거다. 반응이 있으면 그 사람들이 첫 고객이다.
이유 2. 문제보다 솔루션에 집착했다
"AI 기반 일정 관리 앱을 만들겠다"고 결심한 순간, 이미 함정에 빠진 거다.
솔루션(AI 일정 관리 앱)을 먼저 정하면, 그 다음부터는 그 앱을 정당화하기 위한 문제를 찾게 된다. 순서가 거꾸로다.
올바른 순서는 이렇다:
문제 발견 → 문제가 클 만큼 큰지 검증 → 솔루션 설계 → 제작
대부분의 실패한 사이드프로젝트는 이렇다:
솔루션 설계 → 제작 → 문제 찾기 시도 → 포기
해결책: "나는 [솔루션]을 만들겠다"가 아니라 "나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로 시작해라. 솔루션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문제는 바뀌지 않는다.
이유 3. 검증 없이 만들었다
3개월 동안 만들고 → 배포하고 → 아무 반응 없음.
이 순서의 문제는 검증을 제일 마지막에 한다는 것이다. 검증은 제일 먼저 해야 한다.
검증이란 거창한 게 아니다. 돈을 낼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가장 빠른 검증 방법:
- 랜딩페이지만 만들고 사전 예약을 받아본다
- "이런 서비스 만들려는데 관심 있으면 이메일 남겨줘"라고 올린다
- 직접 DM을 보내서 "이 문제 겪어봤나요? 해결하는 데 돈 낼 의향 있나요?"라고 물어본다
코드 한 줄 없어도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해결책: 코딩 시작 전에 10명에게 문제를 설명하고 반응을 살펴보자. 10명 중 3명이 "나도 그 문제 있어요, 언제 나와요?"라고 하면 만들어도 된다.
이유 4. 무료로만 풀었다
"일단 무료로 써보게 하고, 나중에 유료로 전환하자."
이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무료 사용자는 유료로 잘 전환되지 않는다. 무료로 쓰다가 갑자기 돈 내라고 하면 대부분 떠난다. 처음부터 가격을 알고 들어온 사람이 훨씬 충성도가 높다.
둘째, 무료 피드백은 신뢰도가 낮다. "좋은 것 같아요"는 아무 의미가 없다. 돈을 낸 사람의 피드백만이 진짜다. 돈을 낸다는 건 그 문제가 실제로 중요하다는 신호다.
해결책: 처음부터 유료 플랜을 만들자 단 한 명이라도 돈을 낸 사람이 생기면, 그게 프로젝트를 계속할 이유가 된다.
이유 5. 마케팅을 배포 후로 미뤘다
"만들고 나면 홍보해야지."
만들기 전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제작 과정을 공유하자. "이런 걸 만들고 있어요"라고 트위터(X), 링크드인, 커뮤니티에 올려보자. 완성되기도 전에 기다리는 사람이 생기면 배포 당일 첫 사용자가 확보된다.
빌드 인 퍼블릭(Build in Public)이라고 부르는 이 방식이 효과적인 이유는, 제작 과정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잠재 고객과의 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해결책: 오늘 만들고 있는 것을 오늘 공유하자. 완성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려고 합니다"라는 한 줄이면 충분하다.
이유 6. 너무 넓은 타겟을 잡았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생산성 앱"은 아무도 안 쓰는 앱이다.
타겟이 넓을수록 메시지가 흐려진다. "모든 사람을 위한 앱"은 결국 아무도 자기 앱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처음에는 좁게 시작해야 한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위한 견적서 관리 앱"이 "누구나 쓰는 업무 관리 앱"보다 훨씬 강하다.
좁은 타겟에서 사랑받으면, 그 다음에 넓혀도 된다. 처음부터 넓게 가면 아무 곳에서도 발판을 만들지 못한다.
해결책: 타겟을 한 문장으로 표현할 때 직업, 상황, 구체적인 문제가 모두 들어가야 한다. "20-30대"는 타겟이 아니다. "매달 견적서를 수작업으로 만드는 프리랜서 개발자"가 타겟이다.
수익이 나는 사이드프로젝트의 공통점
잘 되는 프로젝트들을 보면 패턴이 있다.
- 만들기 전에 팔려고 했다 — 코드 없이 먼저 반응을 봤다
- 좁은 문제를 깊게 팠다 — 넓은 시장보다 작은 틈새를 먼저 장악했다
- 제작 과정을 공개했다 — 배포 전부터 팬이 있었다
- 빠르게 유료로 전환했다 — 첫 유료 고객이 생긴 후 본격적으로 개발했다
- 사용자 피드백으로 방향을 바꿨다 — 처음 기획과 최종 서비스가 달랐다
전부 코드 그 자체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사이드프로젝트 수익화는 개발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클로드가 아무리 좋은 코드를 짜줘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걸 만들면 소용없다. 순서를 바꾸자.
만들기 → 검증하기 ❌
검증하기 → 만들기 ✅
다음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딱 한 가지만 먼저 해보자. 타겟 사용자 10명에게 이 문제를 겪는지 물어보는 것.
그 10개의 대화가 3개월의 개발보다 더 많은 걸 알려줄 수도있다.
[함께보면 좋은글]
2026.04.21 - [메이커로그] - MVP 2주 안에 배포하는 체크리스트- 완벽한 앱 말고 일단 나가는 앱 만들기
2026.04.21 - [메이커로그] - AI 시대의 1인 개발, 코딩보다 기획이 먼저다
2026.04.21 - [메이커로그] - 클로드 vs ChatGPT, 개발할 때 뭐가 다를까? - 둘 다 써본 1인 개발자의 솔직한 비교
'메이커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리 매장의 신규 고객을 늘리는 소문 구조 만드는 방법 (4) | 2026.05.01 |
|---|---|
| AI 프롬프트 잘 쓰는 사람 vs 못 쓰는 사람의 차이 (0) | 2026.04.27 |
| MVP 2주 안에 배포하는 체크리스트- 완벽한 앱 말고 일단 나가는 앱 만들기 (0) | 2026.04.24 |
| 클로드 vs ChatGPT, 개발할 때 뭐가 다를까? - 둘 다 써본 1인 개발자의 솔직한 비교 (0) | 2026.04.23 |
| 고객이 고객을 데려오게 하는 법 — 오프라인 매장 추천 마케팅 (0) | 2026.04.23 |